AI로 회사 회의 전에 질문 목록을 만들어 봤다. 회사에서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회의가 끝난 뒤에야 “아, 그걸 물어봤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회의 중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느라 놓치는 부분도 있고, 미리 자료를 읽었더라도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정리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번에는 회의 전에 관련 업무 내용을 AI에게 입력하고,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질문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직접 실험해 봤다.
회의 자료를 AI에게 보여주고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새로운 업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진행하는 회의를 가정했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정해져 있지만 세부 일정과 담당 업무, 필요한 자료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회의 전에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다음 달부터 신규 프로젝트 진행 예정, 관련 부서 세 곳이 함께 참여, 전체 일정은 한 달 정도로 예상, 중간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회의가 필요함, 최종 결과물의 형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음, 부서별 담당 업무와 자료 전달 일정은 추가 논의 필요
평소라면 이 정도 내용을 읽어보고 회의에 참석했을 것이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회의 중에 질문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여러 사람이 각자 의견을 이야기하다 보면 처음에 궁금했던 내용을 놓치기도 한다. 회의가 끝난 뒤에 추가로 확인하느라 메일을 보내거나 다시 일정을 잡는 일도 생긴다.
그래서 위 내용을 AI에게 입력하고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
“이 프로젝트의 사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야. 회의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질문을 만들어줘. 일정, 담당자, 업무 범위, 결과물, 위험 요소로 나누고, 단순한 질문보다 실제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질문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줘. 자료에 없는 사실은 추측하지 말고 확인이 필요한 항목으로 표시해줘.”
AI는 내용을 몇 가지 주제로 나눠 질문 목록을 만들어 줬다.
일정 관련 질문
전체 일정과 주요 마감일은 확정됐는가? 중간 진행 상황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 것인가? 일정이 지연될 경우 누구에게 먼저 알려야 하는가?
담당 업무 관련 질문
각 부서의 담당 업무와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부서 간 업무가 겹치는 부분은 누가 조율하는가? 최종 결과물을 확인하고 승인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결과물 관련 질문
최종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자료는 무엇인가? 결과물의 형식이나 작성 기준이 정해져 있는가? 결과물의 완성 여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위험 요소 관련 질문
현재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업무 진행에 필요한 자료가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일정이나 업무 범위가 변경되면 어떤 절차로 공유할 것인가?
처음 결과를 확인했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은 질문이 단순히 많이 나온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구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혼자 회의 준비를 했다면 일정이나 담당자 정도만 생각했을 텐데, 결과물의 승인 기준이나 일정이 변경됐을 때의 대응 방식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회의 전에 질문을 미리 정리해 두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아직 모르는지 구분하기 쉬웠다.
AI가 만든 질문 중 실제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질문이 많다고 해서 모두 회의에서 물어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준비한 질문을 전부 읽다 보면 회의가 길어지고 중요한 논의가 뒤로 밀릴 수 있다.
그래서 AI가 만든 질문을 다시 살펴보며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눠봤다.
첫 번째는 회의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질문이다.
이번 사례에서는 담당자와 업무 범위, 주요 마감일, 최종 결과물의 기준이 여기에 해당했다. 이 내용이 정해지지 않으면 회의가 끝난 뒤에도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각 부서의 담당 업무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중요하다.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면 같은 일을 두 부서가 중복해서 하거나, 반대로 서로 상대방이 담당한다고 생각해 아무도 처리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두 번째는 상황에 따라 확인하면 좋은 질문이다.
일정이 지연될 경우의 대응 방식이나 중간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방법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프로젝트의 규모나 업무 특성에 따라 필요한 수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모든 회의에서 자세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
다만 여러 부서가 함께 일하거나 마감일이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세 번째는 이미 알고 있거나 회의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전체 일정이 자료에 명확하게 적혀 있다면 회의에서 다시 묻기보다 미리 확인하면 된다. 회의 목적이나 참석자에게 이미 안내된 내용도 마찬가지다.
AI가 만든 질문 중에는 이런 기본적인 질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질문을 회의에서 다룬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중요한 것은 질문의 개수가 아니라 질문의 우선순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AI에게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빠뜨린 부분을 찾는 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떤 질문을 먼저 해야 하는지, 무엇은 회의 전에 확인해도 되는지까지 내가 판단해야 실제로 쓸 수 있는 목록이 된다.
그래서 질문을 정리할 때는 다음과 같이 구분하는 것이 좋았다.
회의에서 반드시 답을 받아야 하는 질문/시간이 허락하면 확인할 질문/회의 전에 자료나 메일로 확인할 수 있는 질문
이렇게 나누니 AI가 만든 긴 질문 목록도 훨씬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회의 전에 질문을 준비하니 달라진 점
이번 실험에서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회의 자료를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자료를 읽은 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이 내용이 정해지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부분은 무엇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이런 질문을 AI가 먼저 제안해 주니 혼자 준비할 때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회의가 끝난 뒤 다시 확인해야 할 내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담당자, 마감일, 결과물처럼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 사항을 회의 중에 확인하면 나중에 별도로 연락하는 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가 만든 질문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한계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AI가 회사 내부의 사정을 모두 알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이미 다른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 있을 수도 있고, 회사 내부 절차상 특정 부서가 반드시 승인해야 하는 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정보가 입력되지 않았다면 AI는 일반적인 질문을 제안할 수밖에 없다.
또 질문이 너무 포괄적일 때도 있었다. “프로젝트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방향을 확인하는 데는 좋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물을 언제까지 완성해야 하는지 묻는 편이 더 실용적일 수 있다.
그래서 AI에게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할 때는 회의 목적과 현재까지 결정된 내용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 중요했다. 가능하다면 “질문을 중요도 순서로 정리하고, 답을 확인하지 않으면 업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질문을 먼저 보여줘”라고 요청하는 것도 도움이 됐다.
다만 회의 자료에 회사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대로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회사의 AI 사용 정책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민감한 정보는 제외하거나 일반적인 상황으로 바꿔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번 실험을 통해 느낀 점은 AI가 회의를 대신 준비하거나 모든 문제를 예측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신 내가 놓쳤을 수 있는 부분을 질문 형태로 보여주고, 회의 전에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유용했다.
앞으로 중요한 회의가 있다면 자료를 읽은 뒤 AI에게 질문 목록을 요청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중 꼭 확인해야 할 질문을 세 개에서 다섯 개 정도 골라 회의 메모에 적어둘 예정이다.
회의를 잘하는 방법이 반드시 말을 많이 하거나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질문을 하고, 결정해야 할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AI는 회의 질문을 준비하는 데 꽤 유용했다. 특히 회의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하고, 놓칠 수 있는 항목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줬다. 다만 AI가 만든 질문을 전부 사용하는 것보다 실제 회의 목적에 맞는 질문을 골라내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
회의가 끝난 뒤 “그걸 미리 물어볼 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다음 회의에서는 AI에게 질문 목록부터 만들어 달라고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