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업무 이메일 제목을 만들어 봤다. 회사에서 이메일을 작성할 때 본문보다 오히려 제목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되는 경우가 많다. 너무 짧게 쓰면 무슨 내용인지 알기 어렵고, 반대로 너무 길게 쓰면 제목만 보고도 피곤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번에는 평소 회사에서 자주 보내는 급한 메일, 보고 메일, 요청 메일을 골라 AI에게 제목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실제로 사용할 만한지 비교해 봤다.
급한 메일 제목부터 만들어 봤다
먼저 일정이나 확인이 급한 상황을 가정했다.
예를 들어 거래처에 오늘 안으로 자료를 전달해야 하는데 필요한 내용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평소라면 제목을 이렇게 쓸 것 같았다.
‘자료 확인 부탁드립니다.’
틀린 제목은 아니지만 무엇이 급한지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AI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제목을 몇 가지 만들어 달라고 했다.
AI가 만들어 준 제목 중에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었다.
[긴급] 금일 자료 확인 및 회신 부탁드립니다
금일 자료 전달을 위한 확인 요청드립니다
자료 금일 중 확인 부탁드립니다
자료 관련 긴급 확인 요청
확실히 내가 직접 생각한 제목보다 상황이 조금 더 분명했다.
특히 제목 앞에 ‘긴급’이라는 표현을 넣으면 받는 사람이 중요도를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은 이해가 됐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AI에게 그냥 “급한 메일 제목을 만들어줘”라고 하면 대부분의 제목에 ‘긴급’, ‘빠른 확인’, ‘신속한 회신’ 같은 표현이 들어갔다.
실제로 모든 메일에 이런 표현을 사용하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다시 AI에게 조건을 추가했다.
“정말 오늘 안에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압박하는 느낌은 주지 않는 제목으로 만들어줘.”
그러자 조금 더 자연스러운 제목이 나왔다.
이번에는 ‘긴급’이라는 단어를 무조건 넣기보다 ‘금일 중 확인 부탁드립니다’처럼 필요한 시간만 알려주는 방식이 많았다.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고 느꼈다.
급한 메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제목에 ‘긴급’을 붙이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정말 중요한 상황인지, 단순히 내가 빨리 답을 받고 싶은 상황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급한 메일에서 AI를 사용할 때는 급한 이유와 필요한 시간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됐다.
보고 메일과 요청 메일은 생각보다 차이가 컸다
두 번째로는 상사나 팀원에게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메일을 만들어 봤다.
예를 들어 “지난주 요청받은 자료를 정리했고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전달하는 상황”이라고 AI에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이런 제목들이 나왔다.
업무 진행 현황 보고
자료 검토 결과 보고
업무 진행 상황 공유드립니다
자료 확인 결과 전달드립니다
여기서는 급한 메일과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보고 메일은 상대방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이나 결과를 알려주는 목적이기 때문에 ‘확인 부탁드립니다’보다는 ‘진행 현황’, ‘검토 결과’, ‘공유’ 같은 표현이 더 자연스러웠다.
그동안 나는 이런 차이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제목을 작성했던 것 같다.
특히 업무가 진행 중인 상황과 업무가 끝난 상황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했다.
예를 들어 아직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 ‘진행 현황 보고’가 적절하지만, 검토가 끝났다면 ‘검토 결과 보고’가 더 정확하다.
AI에게 이 차이를 설명해 달라고 하니 제목에 현재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음은 요청 메일이었다.
예를 들어 다른 팀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동료에게 확인을 부탁하는 상황이다.
AI에게 같은 방식으로 제목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자료 전달 요청드립니다
자료 확인 및 전달 부탁드립니다
업무 관련 자료 요청드립니다
자료 ○월 ○일까지 전달 부탁드립니다
이 중에서 실제 업무에서는 마지막처럼 필요한 기한을 넣은 제목이 가장 실용적으로 느껴졌다.
‘자료 요청드립니다’만 적으면 상대방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본문을 읽어봐야 한다.
반면 제목에서 ‘○월 ○일까지 전달 부탁드립니다’라고 알려주면 메일을 열기 전에도 업무의 우선순위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요청 메일에 마감일을 넣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의 업무와 연결되어 있고 일정이 정해져 있다면 제목에 기한을 넣는 것이 서로에게 편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 느낀 것은 이메일 제목은 단순히 내용을 요약하는 문장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 메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안내문에 가깝다는 점이었다.
AI가 만든 제목을 그대로 쓰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이메일 제목을 비교해 보니 AI가 제목을 만드는 능력 자체는 꽤 괜찮았다.
특히 내가 제목을 쓰면서 고민했던 부분을 빠르게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
하지만 AI가 만든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가장 먼저 느낀 문제는 비슷한 표현이 반복된다는 것이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회신 부탁드립니다’ 같은 표현이 계속 등장했다.
문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회사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메일 제목으로 보면 조금 딱딱하거나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 하나는 AI가 상황을 제대로 모르면 제목을 지나치게 거창하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간단하게 자료 하나를 요청하는 메일인데도 ‘긴급 협조 요청’, ‘신속한 검토 및 회신 요청’처럼 표현할 때가 있었다.
실제 상황보다 제목이 더 심각해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AI에게 제목을 만들어 달라고 할 때는 그냥 “업무 이메일 제목을 만들어줘”라고 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조건을 함께 넣는 것이 좋았다.
내가 사용한 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회사에서 동료에게 보내는 메일이야. 너무 딱딱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제목으로 만들어줘. 제목만 보고도 메일의 목적과 필요한 행동을 알 수 있게 해줘. 과장된 표현이나 ‘긴급’이라는 단어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마.”
이렇게 조건을 넣으니 결과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이번 실험에서 가장 유용했던 방법은 AI에게 제목 하나를 정답처럼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먼저 상황을 설명하고 여러 개의 후보를 받은 다음, 그중 실제 상황에 가장 맞는 것을 골라 수정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급한 메일은 얼마나 급한지, 보고 메일은 무엇을 보고하는지, 요청 메일은 상대방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언제까지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했다.
AI는 이런 요소를 빠르게 정리해서 제목으로 만들어 주는 데 꽤 도움이 됐다.
다만 최종 제목을 결정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 해야 했다.
메일 제목은 짧은 문장 하나지만 회사에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첫 번째 정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직접 비교해 보면서 앞으로는 이메일을 작성할 때 본문부터 쓰지 않고 제목부터 먼저 정해볼 생각이다.
‘이 메일은 보고인가, 요청인가, 아니면 단순 공유인가?’
이것만 먼저 구분해도 제목을 훨씬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제목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때는 AI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5개 정도의 후보를 받아 비교해 보면 시간을 꽤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AI는 업무 이메일 제목을 만드는 데 꽤 유용했다.
하지만 AI가 만들어 준 제목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보다, 여러 후보를 받은 뒤 내 회사와 상대방에게 맞게 고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었다.
짧은 이메일 제목 하나를 정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면, 다음부터는 AI를 제목 아이디어를 얻는 도구로 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