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업무 이메일을 작성하면 얼마나 빨라질까? 직접 작성한 이메일과 AI가 작성한 이메일의 시간과 문장 품질을 비교해 보기 위해 같은 업무 상황을 두 가지 방식으로 작성해 봤다.

직장인은 하루에도 여러 통의 이메일을 작성한다. 자료를 요청하거나 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거래처에 진행 상황을 알리거나 상사에게 업무 결과를 보고한다. 간단한 확인 메일은 금방 작성할 수 있지만, 일정 변경이나 업무 지연처럼 표현을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이메일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전달할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어도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사과 표현을 어느 정도 넣어야 할지,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보이지는 않을지 고민하다 보면 이메일 한 통에 10분 이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AI를 활용했을 때 업무 이메일 작성 시간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해 봤다.
같은 이메일을 직접 작성했을 때 걸린 시간
비교를 위해 직장인이 자주 마주칠 만한 상황을 정했다. 오늘까지 외부 협력사에 전달하기로 한 자료가 내부 검토 지연으로 늦어졌고, 이틀 뒤 오후까지 전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이메일에는 자료 전달이 늦어진 점에 대한 사과, 지연된 이유, 변경된 전달 일정이 포함되어야 했다. 다만 지나치게 비굴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는 피하고, 정중하면서도 간결하게 작성하기로 했다.
먼저 AI의 도움 없이 평소 방식대로 이메일을 작성했다. 제목을 정하고 인사말을 쓴 뒤, 자료 전달이 늦어진 이유와 사과의 말을 넣었다. 이어서 새로운 전달 일정을 안내하고 마무리 문장을 작성했다.
초안을 쓰는 데 약 7분이 걸렸다. 이후 문장이 너무 길지 않은지, 사과 표현이 반복되지 않는지, 전달 날짜와 시간이 명확한지 다시 확인했다. 첫 번째 문장을 고치고, 비슷한 표현을 줄이고, 상대방이 해야 할 내용을 더 분명하게 정리하는 데 약 4분이 추가로 걸렸다.
최종적으로 이메일 한 통을 완성하는 데 약 11분이 소요됐다.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부분은 내용을 생각하는 과정이 아니었다. 이미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을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 지연 사유를 자세히 적으면 변명처럼 보일 수 있었고, 너무 짧게 적으면 무성의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또한 처음에는 ‘이틀 뒤 오후에 전달하겠다’고 작성했지만, 이메일을 나중에 다시 확인할 경우 정확한 날짜를 알기 어려울 수 있어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으로 수정했다. 직접 작성한 이메일은 실제 업무 상황과 상대방과의 관계를 잘 반영할 수 있었지만, 표현을 선택하고 검토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AI로 작성하니 빨라졌지만 수정은 필요했다
다음에는 같은 상황을 AI에게 설명하고 이메일 초안을 요청했다. 요청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외부 협력사 담당자에게 보내는 업무 이메일을 작성해 줘. 오늘 전달하기로 한 자료가 내부 검토 지연으로 늦어졌고, 이틀 뒤 오후까지 전달할 예정이야. 정중하게 사과하되 지나치게 비굴하지 않게 쓰고, 변경된 일정을 명확하게 알려줘.”
AI가 초안을 만드는 데는 수십 초가 걸렸다. 요청문을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시간까지 포함해도 약 1분 정도였다. 이메일 제목과 인사말, 지연 안내, 사과, 새로운 일정, 마무리 문장까지 기본 구조도 잘 갖춰져 있었다.
직접 작성할 때는 첫 문장과 전체 구성부터 고민해야 했지만, AI를 사용하니 이미 완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수정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글을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
하지만 AI가 만든 이메일을 그대로 보내기는 어려웠다. 우선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표현이 다소 과하게 느껴졌다. 평소 간결하게 소통하던 담당자에게 보내기에는 지나치게 딱딱한 문장이었다.
지연 사유도 ‘내부 사정’이라고만 작성되어 있어, ‘최종 검토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져’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일정 역시 ‘이틀 뒤 오후’가 아니라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넣었다. 비슷한 사과 문장이 두 번 들어간 부분도 하나를 삭제했다.
이처럼 문체와 사실관계를 수정하는 데 약 4분이 걸렸다. AI에게 요청하고 결과를 확인한 시간까지 합하면 총 5분 정도가 소요됐다. 직접 작성했을 때의 11분과 비교하면 약 6분을 줄인 셈이다.
문장 품질은 어느 한쪽이 무조건 더 좋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직접 작성한 이메일은 실제 상황과 관계를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반면 AI가 만든 이메일은 구조가 안정적이고 문법적으로 매끄러웠지만,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표현이 많았다.
가장 좋은 결과는 AI가 작성한 초안에 사람이 실제 상황과 말투를 반영해 수정했을 때 나왔다. AI는 빠르게 구조를 잡아 주고, 사람은 날짜와 표현, 업무 맥락을 점검하는 방식이었다.
AI 이메일은 초안 작성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번 실험에서는 직접 작성한 이메일이 약 11분, AI 초안을 활용한 이메일이 약 5분 걸렸다. 약 6분을 절약했지만, AI가 이메일 작성 과정을 완전히 대신한 것은 아니었다.
AI는 첫 문장과 전체 구성을 빠르게 만들어 주는 데 강점이 있었다. 특히 일정 변경, 자료 요청, 사과, 거절처럼 표현을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이메일에서 유용했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다만 AI 이메일의 품질을 높이려면 요청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단순히 “업무 이메일을 써 줘”라고 입력하는 것보다 받는 사람과의 관계, 이메일의 목적, 반드시 포함할 정보, 원하는 말투와 분량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 팀장에게 보내는 이메일이며, 내일 오전 회의를 금요일 오후로 변경하고 싶다. 정중하지만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게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면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받을 수 있다.
AI가 작성한 뒤에는 반드시 사람 이름, 날짜, 시간, 금액, 첨부파일 이름을 확인해야 한다. 상대방이 이메일을 읽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드러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일정 가능 여부를 회신해야 하는지, 자료를 전달해야 하는지 요청사항이 명확해야 한다.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을 그대로 입력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 이름이나 계약 내용, 내부 매출 자료 대신 ‘A 고객사’, ‘계약 금액’, ‘내부 프로젝트’처럼 바꿔 초안을 만든 뒤 최종 이메일에서 실제 정보로 교체하는 편이 좋다.
모든 이메일에 AI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짧은 확인 메일이나 익숙한 답장은 직접 작성하는 편이 더 빠를 수 있다. 반대로 처음 작성하는 유형의 이메일, 외부 담당자에게 보내는 정중한 메일, 감정적인 상황에서 보내야 하는 답장은 AI의 도움을 받기 좋다.
이번 실험을 통해 AI는 업무 이메일을 대신 작성하는 완성형 비서라기보다, 빠르게 초안을 만들어 주는 보조 도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AI가 만든 문장을 그대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실관계와 말투를 확인하고 수정해야 한다.
AI를 활용하면 업무 이메일 작성 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이번 비교에서는 약 11분이 걸리던 이메일을 약 5분 만에 완성했다. 다만 시간 절약보다 중요한 것은 AI의 속도와 사람의 판단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AI에게는 초안을 맡기고, 최종 책임은 사람이 지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활용법이다.